Thursday, January 15, 2009

Is it cold enough for you?

지난 5년을 통틀어 최저 기온을 오늘 아침에 온 몸으로 느꼈다. 미국은 화씨(Fahrenheit)로 온도를 표시한다. 오늘 아침 기온은 화씨 영하 20도, 섭씨로 영하 29도. 지역 뉴스 채널 모두 정말 춥다면서 난리고 학교들이 등교 시간을 늦추거나 아예 하루 쉰다는 학교도 부지기수다. 한국은 섭씨(Celsius)로 온도를 표시하니까 헷갈리지만, 화씨와 섭씨가 같아지는 온도가 있다. 영하 40도면 섭씨나 화씨나 온도가 똑같다. 체감 온도는 화씨 영하 40도를 밑돈다.

여기 사람들은 추운 것에 꽤 단련되어 있지만, 영하로 기온이 떨어지면 - 물론 화씨로 말이다. 참고로 화씨 0도는 섭씨 영하 18도! - 추운 날씨(cold)라고 한다. 오늘 같이 기온이 떨어지면 "bitter cold"라고 한다. 정말 "매섭게" 추운 날이다. 내일 아침도 오늘처럼 "Arctic cold"란다. 하지만 점점 풀리겠지 한다.

이런 날씨면 그냥 학교 안 가고 집에서 일을 할 수도 있다. 지난 해 말 꽤 추운 날씨여서 난생 처음 집에서 일을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안 갈 수가 없었다. 내일이 논문 제출 마감인 학회가 하나 있다. 오늘 교수님을 만나서 최종 수정을 받아야 했기 때문에 학교에 갔다.

역시 교수님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최종본 보여 드리고 수정 받고 제출했다. 사실 한페이지짜리 초록(abstract) 이라서 쓰거나 수정하는데 별로 시간은 걸리지 않았지만, 이번 건도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만들어 냈다. 보통은 가을 학기의 연구 결과를 네페이지 논문으로 써 낸다. 그런데 지난 가을 학기에 성과가 별로 없어서, 하루 생각하고 하루 계산해보고 후다닥 한페이지 짜리 만들어 낸거다. 이틀 한 것치고는 꽤 괜찮은 아이디어여서 네페이지 짜리 논문도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걸 컨퍼런스 논문으로 끝내는 것이 좀 아깝다는 생각에, 한페이지 짜리 초록으로 때운다. 결과가 좋으면 짧은 레터나 아니면 정식 저널 논문으로 만들어 볼까 생각중이다.

미팅 끝나고 방을 나오려는데 교수님 왈,
"Is it cold enough for you?".
"(Of course. Are you kidding me?)^^."

가끔 미국식 농담이 금방 확 안 와 닿을때가 있다.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즉각 반응이 안 나간다. 그저 빙긋 미소만 날린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